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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1. 03. 12] [긴급대담] 마포구청은 이제 문화를 위한다고 할 수 있을까?

by Rvier.G 2024. 8. 24.

2021년 2월 27일 AOR, FF, 네스트나다등 홍대의 인디공연을 담당하는 공연장들에 마포구청 공무원들이 찾아와 공연을 취소시키는 일이 있었다. 신고에 의한 것이라고는 해도 사전에 충분히 문의하고 허가를 받았던 공연이 진행중이었던 터라 공연 관계자들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번 긴급 대담에서는 이 문제에 관해 다뤄볼 예정이며 이후에 일어난 몇가지 일들에 대해서도 다뤄볼 예정이다. 마포구청은 얼마나 말도 안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1. 지난 2월 27일 마포구에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공연장의 공연이 갑자기 방문한 공무원들로 인해 취소되었다는 것을 들었을 것이다. 이 일을 어떻게 보는지?

일단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말로 글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 도입부에도 써있지만 허가를 안받은 상태로 하던 공연도 아니고 원래 합법이지만 코로나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니만큼 조심스럽게 문의도 넣고 허가도 받은 공연이 신고 하나로 취소 당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물론 신고 하면 움직이는게 공무원이라지만 허가받고 하는 공연이라면 전후사정 따져서 처리를 해주면 좋으련만 그런거 없이 급습(이라는 단어가 맞는거 같다.)하여 취소하다니... 시작한지 30분만에 취소당해 환불을 해주어야만 했던 공연장부터, 준비만 하고 시작도 못한 공연장, 공연장을 옮겨야만 했던 기획자들까지... 그리고 참여 했던 뮤지션들, 보러왔던 관객들까지... 그 참담한 심정 충분히 짐작 가능하리만큼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2.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세종문화회관같은 곳이 공연장이지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건 코로나 19 상황에선 안하는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식의 발언을 하였다. 나름 변명이나 해명을 하려던 것으로 사료되나 논란만 가중되었다. 이 발언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화가났다. 이 발언을 한 그 분이 공연문화를 어떤식으로 인식하면서 살아왔는지 딱 보이는 발언이라 화가 났다. 공연은 꼭 큰 곳, 비싼 공연관람료를 가지고 있어야만 성립되는게 아니다. 앞서 말했던 세종문화회관 같은 큰 공연장 뿐 아니라, 버스킹부터 시작해 홍대 신촌 이태원 등지에 있는 중소규모 공연장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허나 이 분은 그런 작은 공연장, 심지어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에서 음악을 보여주는 것이 어떻게 공연이라 할 수 있겠느냐 그건 개인적인 축하의 자리인 칠순잔치와 비슷한 형태의 그냥,,, 뭐 그런거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이 생각으로 한 발언은 공연문화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관객뿐 아니라 그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스탭, 공연장 관계자, 뮤지션이외 수많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밖에 안느껴졌다. 어떻게 준비하고 공연하며 심지어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방역은 어떤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더라면, 하다못해 물어라도 봤더라면 과연 이런식으로 이야기 할 수 있었을까?

정말 실망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에서는 거리공연을 진행한다며 공연팀을 모집중에 있다. 당연히 그 중에는 인디밴드도 포함이 되어있는데 일각에서는 그 인디배늗들의 삶의 터전인 공연장은 그렇게 공연 못하게 만들고서 모집을 계속 받으려는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다. 이 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런것이야 말로 탁상행정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모집 공고를 봤을 때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공연문화 죽이기를 시전했으면서 그 희생양이 된 인디밴드를 섭외하려 한다니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라.

 

아마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문화를 위한다는 타이틀을 가져가고 싶은 모양이라고 보여지지만 말이 되느냐 이말이다. 실제로 공연문화를 위한다면 버스킹을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우선 그 버스킹을 할 수 있는 뮤지션들의 삶의 터전부터 제대로 숨 쉴 수 있게끔 해주고서 하는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금은 말도 안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러한 모집공고를 보면 다들 코웃음을 치겠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상식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4. 마지막으로 이러한 일들의 시발점이 된 마포구청 공무원들에게 바라는 점이나 하고싶은 말들이 있다면?

진정 여러분들이 홍대는 공연이 있는 즐거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공연 문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다면 지금 사태에 대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돌이켜보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길 바란다.

 

홍대가 무엇 때문에 부흥하게 되었고, 홍대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 중 공연을 찾는 이들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계속적으로 홍대 인디씬 죽이기를 시전한다면 이미지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소규모 공연장 죽이기를 시전하는데 버스킹 모집공고를 낸다면 과연 그게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까? 설마 어차피 중소규모 공연장이라서 일반 대중들은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를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래서 신고가 들어왔다는 이유로 갑작스러운 방문과 취소도 괜찮은 것인가?

 

우리들은 바보가 아니다. 공연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직접 그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더 이상 우리가 무시받는 기분을 느끼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오해라느니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느니 하는 변명아닌 변명은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하고 충분한 대화를 진행하여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쳐나갈 길을 열어주기를 바란다.


이번 컨텐츠에선 지난 27일 공무원들에 의해 공연이 취소된 일과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의견을 적어보았다. 앞서 말했듯 진정 문화를 위한다는 말을 듣고시다면 그에 따른 행동들이나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이 일과 비슷한 일들이 추후 또 발생한다면 서로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부디 앞으로는 이런 일 없이 이 씬에 대한 존중이 있길 바란다.